나 살아온 거야 아주 좋지도 안 하고 나쁘지도 안 하고 그렇지예 학교예? 시간이 흘러가뿌이께네 글자 몬 익히고 몸무데기만 다 커뿌랬어예 우록리 산골짜기 할머니들의 생애 경험 그들의 삶과 언어, 기억과 해석, 보람과 상처 박근혜 탄핵을 위한 촛불 정국이 이어지던 2017년 1월, 구술생애사 작가 최현숙은 경상북도 대구시 우록리 산골짜기로 내려가 구술사 작업을 시작한다. 전작으로 [할배의 탄생]을 냈고 태극기 부대 노인들 속으로 들어가 이야기 나누며, 노인 돌봄이로 생계를 이어왔던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할매, 할배들이다. 이번에 만난 이들은 농촌ㆍ젠더ㆍ노년ㆍ비문자 생활자라는 이슈가 겹겹으로 둘러싸인 분들이지만, 작가는 여기서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힘을 발견한다. 한국전쟁도 비껴간 그 깊은 산골에서 할머니들은 가난과 고생으로 일군 ‘깡치’로 삶을 꾸리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 우록리로 시집와 시어머니와 남편의 눈치를 보며 농사를 짓고, 식구들 밥해 먹이고, 아이를 키우면서 이제 지난 삶을 되짚어보는 그들의 말은 짙디짙다. 저자는 ‘나이듦’에 대한 이야기를 할머니들의 구부러진 손가락으로 대신하려 한다. 그들의 사투리와 정제되지 않은 말을 책에 고스란히 녹였다. 이 책은 힘겨웠던 고생의 경험과 가난의 상처를 헤집자는 것이 아니다. 할머니들의 삶을 긍휼의 시선으로 보자는 것도 아니다. 그 가난과 고생이 어떻게 그들을 더 강하고 전략적으로 만들었으며 그렇게 축적된 힘이 어떻게 할머니들에게 주체성을 가져다주었는지 들여다보려는 것이다. 누군가는 가난한 사람들의 생애 이야기를 구술하여 세상에 내놓는 것이 ‘고통의 전시’가 아니냐고 묻는다. 그러나 저자는 구술사 작업이 세상의 온갖 정상 이데올로기로 인한 자괴와 낙인을 거둬내고, 사람 안에 있는 힘과 흥을 끄집어내 한바탕 즐기기 위한 일이라고 말한다. 가난한 사람의 힘과 흥으로 희망을 이야기하려는 것이다. 우록리 할머니들의 사투리는 희망이 되어 독자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우록의 삶은 그렇게 우리 모두의 삶으로 치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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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 파주 : 글항아리, 2019 | |
300 | 471 p. : 삽화 ; 21 cm | |
500 | 권말부록: 이름은 붙이지 않기로 한 그녀들의 말 ; 여자 일생이라는 게 사람 사는 게 아니지 : 김성진의 우록리 이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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