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시의 힘과 아름다움을 깊이 있게 탐구하고, 자신의 시에서 그것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시인 최서림의 여섯번째 시집 『버들치』. 시인이 바라보는 삶이란 개인적인 차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땅에서 조상을 같이 하며 살아온 고향 사람들이나 시인이 살아오면서 직간접적으로 만나온 사람들, 그들의 황폐하고 비루한 삶을 말하는 것이며, 시인은 이렇게 찾아낸 삶의 원형을 바탕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 힘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탐색한다. 이 과정에서 시인이 무기로 삼는 것은 다름아닌 언어, 말이다. 그는 거칠고 폭력적이며 공허한 말놀이에 그치지 않는 세상의 언어를 관찰하고, 그 거친 언어를 감싸안으며 허기진 삶을 채워줄 수 있는 살아 있고 먹을 수 있는 시의 언어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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