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좋았습니다.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시는 제게 금석지교(金石之交) 관계입니다. 시를 좋아합니다. 제가 사랑하는 그대처럼 시는 저에게 청초하고, 순수하고, 매력 있는 친구입니다. 첫 시집인 저의 시가 코로나 19로 조금 힘든 이 5월에, 우뚝 서서 제 곁을 떠나 독립하여 자박바박 걸어갔으면 합니다. 얼굴엔 KF96 마스크를 쓰고, 두 손은 손 소독제를 바르고, 직립보행으로 기침하지 않고, 2M 건강거리를 지키며 독자들에게 다가가 주먹인사를 나누며, 대화를 나누기를 원합니다. 제 시의 한 구절 한 구절의 건강한 시가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작지만 강한 백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신석정 시인의 시 「애가哀歌(1940년)」처럼 이 어둠의 긴 터널을 지나가는데 함께 슬퍼하고 함께 기뻐하는 유붕이자원방래(有朋而自遠訪來)의 친구가 되어줄 수 있다면 참으로 기쁘겠습니다. 코로나 19로 몸도 마음도 힘이 들고 지쳐가는 시절입니다. 제 부족한 시가 이 어려운 시국(時局)의 불안한 마음에 안정과 푸근함을 주는 한 조각의 식빵과 커피와 같은 재충전의 에너지가 될 수 있다면, 더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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