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가 살아온 세월의 천을 막 한글을 뗀 거친 문장으로 엮은 백 쪽짜리 치마 한 권. 66년 전, 열일곱 소녀가 산골로 시집을 갔다. 시집 올 때 입었던 빨간 새각시 치마를 두르고 처음 산에 땔 나무를 하러 간 그녀, 산 임자 할아버지와 마주쳤다. 부끄럽고 무서웠던 그녀는 같이 갔던 아주머니 뒤로 숨었었다. 그랬던 그녀의 빨갛던 새각시 치마가 색이 바래고, 이곳저곳 떨어진 치마가 되고, 황토색, 검정색, 파랑색 천들로 얼기설기 엮인 백 쪽짜리 치마가 되었다. 그리고 밥 먹을 만한 땅을 얻었다. 무명실과 자투리 천으로 떨어진 치마를 기우며, 자식들을 낳고 그들과의 인연을 붙잡아맸다. 그렇게 한 소녀가 뿌린 씨앗으로 한 가족이 탄생하고 그 가족이 대가족이 되었다. 복숭아 빛 볼의 소녀가 주름으로 뒤덮인 얼굴로 처음 학교에 나갔다. 갈퀴 같은 손으로 연필을 잡은 할매는 글자라는 실을 얻었다. 할매는 바느질 하던 소녀의 모습으로 지나온 세월의 천 조각들을 모으고 꿰어 또 하나의 백 쪽 치마를 만들었다. 그 결과가 이 책이다. 이 책은 한 소녀가 할매로 변하는 시간으로 엮은 백 쪽짜리의 치마이다.
리더 | 00658nam 2200205 k 45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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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 IND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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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 | 20151222204942 | |
008 | 151222s2014 ulk 000a kor | |
020 | 9791185134116 \90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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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6 | 818 25 | |
090 | 818 이64할 | |
100 | 1 | 이영복 지음, |
245 | 00 | 할매의 봄날 : 여든일곱 번째 봄, 여름, 가을, 겨울/ 이영복 지음; |
260 | 책미래, 2014 | |
300 | 183 p. : 천연색삽화 ; 21 cm | |
700 | 1 | 이영복 지음 |
950 | 0 | \9000 |
653 | 가을 겨울 번째 봄 봄날 여든 여든일곱 여름 일곱 할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