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우리의 아이들! 입시를 향한 학교 교육의 집단 광기를 정면에서 다룬 소설『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인터넷 학교신문에서 학생의 자살에 관한 기획특집을 내보내기로 한 후에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학교 사회가 얼마나 폐쇄적인지, 선생님들이 얼마나 서로 다른 자기 확신으로 학생들을 이끄는지, 그리고 학생들은 학교에서 얼마나 움츠리며 살아가는지를 보여준다. 한 남자고등학교에서 학생이 자살한다. 그런데 아이들 사이에서조차도 그저 쉬쉬하는 분위기가 압도적이다. 학교 홈페이지 안에 있는 인터넷 학교신문 〈목소리〉 편집진은 그 자살 사건을 놓고 편집회의를 열지만 내내 무거운 침묵만이 흐른다. 그러던 중 영우가 불쑥 기획특집 기사를 내보내자고 주장한다. 지도교사인 서용현 선생님은 일이 커지지 않도록 편집회의를 단속해 달라는 교감의 당부를 받았지만 아이들의 논의를 조용히 지켜보는데…. 20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각 장에서 주로 2학년 기자인 민제의 입장, 영우의 입장, 그리고 서용현 선생님의 입장을 번갈아 보여주며 펼쳐진다. 작가는 이런 형식을 통해 한 사건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에 놓인 인물들의 해석과 대응방식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현실의 벽에 부딪친 아이들의 고뇌와 내면을 그리면서도, 우리의 교육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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