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 앞에 선 나쁜 소년! 허연 시집『나쁜 소년이 서 있다』. 1991년 '현대시세계'신인상으로 등단한 허연 시인이 첫 시집 〈불온한 검은 피〉 이후 13년 만에 펴낸 두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추함, 비루함, 소멸, 허무 등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싶어하는 것들을 지독하게 대면시킨다. 또한 거침없고 솔직한 날것 그대로의 일상적인 언어로 가슴 찡한 서정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번 시집에서는 자신을 포함한 세상을 들여다보는 날카로운 시선이 돋보인다. 그 시선은 외부와 내부를 동시에 찌르고 들어가면서 시적인 깨달음을 얻게 한다. 특히 표제작 〈나쁜 소년이 서 있다〉는 이번 시집의 모든 시들을 요약하면서, 동시에 시인의 지금까지의 삶을 요약하는 작품이다. 다섯 편의 연작시 〈슬픈 빙하시대〉는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그에게 이 시대는 더 이상 사랑을 할 수 없는 시대, 스스로 청춘을 보내고 세상의 온갖 때가 묻은 시대, 사라진 역사를 망각해버린 시대, 돈 벌기 위해 아무도 진실하지 않은 시대, 비루한 생에 집착하는 시대임을 보여준다. [양장본] ☞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나쁜 소년이 서 있다〉 세월이 흐르는 걸 잊을 때가 있다. 사는 게 별반 값어치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파편 같은 삶의 유리 조각들이 너무나 처연하게 늘 한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무섭게 반짝이며 나도 믿기지 않지만 한두 편의 시를 적으며 배고픔을 잊은 적이 있었다. 그때는 그랬다. 나보다 계급이 높은 여자를 훔치듯 시는 부서져 반짝였고, 무슨 넥타이 부대나 도둑들보다는 처지가 낫다고 믿었다. 그래서 나는 외로웠다. 푸른색.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더럽게 나를 치장하던 색. 소년이게 했고 시인이게 했고, 뒷골목을 헤매게 했던 그 색은 이젠 내게 없다. 섭섭하게도 나는 나를 만들었다. 나를 만드는 건 사과를 베어 무는 것보다 쉬웠다. 그러나 나는 푸른색의 기억으로 살 것이다. 늙어서도 젊은 수 있는 것. 푸른 유리 조각으로 사는 것. 무슨 법처럼, 한 소년이 서 있다. 나쁜 소년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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